서울숲 후광 입고 ‘다시 뜨는’ 상권 성수동
낙후된 공업지역에서 최고급 주택가로, 벤처기업·예술가 모이며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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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옛 동네의 재발견’이다. 낡고 오래된 건물 뒤로 지어진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듯한 신축 건물이 군데군데 뒤섞여 있다. 화려한 외관을 갖춘 초고가 주상복합 건물이 높게 솟아 있는가 하면 그 뒤쪽으로는 마치 1970~1980년대 공장 시설을 연상케 하는 건물들이 촘촘히 자리 잡고 있다. 뚝섬역에서 서울숲공원까지 길을 따라 걸으며 마주치는 풍경만 보더라도 변화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기대감에 가득 찬 ‘과도기’의 혼란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성수1가 1동과 2동을 중심으로 한 이 일대는 3년 전만 해도 낙후된 동네로 불렸다. 하지만 지금은 ‘젊은 상권’으로 거듭나고 있다. 새롭게 형성된 거주지와 직장을 따라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고 인근의 상권 역시 성격이 바뀌며 확장 중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2005년 개장된 서울숲공원이 있다. 성수대교 북단에 조성된 110만㎡ 규모의 생태 공원이다. 인근 직장인과 거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한강 조망 가능…고가 주상복합 ‘속속’
본래 이 일대는 공장 밀집 지역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 공원이 들어선 이후 녹지가 많아진 데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장점이 부각되며 고급 주거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2007년 분양 당시 서울 시내 최고가(당시 58㎡에 5억7000만~6억 원)에 거래됐던 서울숲 힐스테이트(2009년 입주)를 필두로 2008년에는 지상 45층, 23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인 갤러리아포레가 들어섰다. 2012년에는 선릉역~왕십리를 잇는 분당선 연장 구간인 서울숲역이 개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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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지역의 변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울숲역 바로 앞에 자리한 상업 용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부영은 지난 8월 이곳에 49층짜리 관광호텔 3개 동을 건설하겠다는 개발안을 성동구청에 제출했다. 대림 또한 고가 주상복합 아파트인 ‘서울숲 e편한세상(가칭)’을 내년 상반기 분양한다. 2017년에는 한강변으로 고가의 주상복합 아파트인 트리마제가 입주할 예정이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서울숲 공원 인근에만 40층 이상의 고가 건물이 대여섯 개 이상 들어설 예정”이라며 “메세나폴리스 건립 이후 합정역처럼 향후 이곳은 역세권 복합 상업·업무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벤처기업인들도 성수역으로 몰리고 있다. 지금도 뚝섬역과 성수역 뒤쪽 골목에는 인쇄공장·봉제공장·물류창고·자동차정비소 등이 곳곳에 숨어 있다. 특이한 것은 이들 사이사이 뒤섞여 있는 대형 신축 건물이다. 이 일대 곳곳에 들어선 지식산업센터다. 지식산업센터는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아파트형 공장이다. ‘성수IT산업개발진흥지구’ 등과 맞물리며 지식산업센터가 곳곳에 들어서는 중이다. 안 연구원은 “기존 성수동 일대에 자리 잡고 있던 공장을 매각한 후 지식산업센터를 짓는 곳이 적지 않다”며 “보통 지식산업센터 하나가 들어서면 최고 1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상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로운 소비층이 속속 유입되고 있지만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이르다. 이는 유동인구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서울숲역·뚝섬역·성수역을 끼고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지만 아직은 유동인구가 10만 명도 채 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의 빅 데이터 비즈니스 플랫폼 지오비전의 상권 분석에 따르면 성수역 인근의 유동인구는 2015년 8월을 기준으로 7만1040명(성수역 6만2154+뚝섬역 8886명)이다.
수제화거리·갈비골목 ‘주목’
이들 유동인구의 대부분은 30대와 40대 남성이다. 이들 대부분은 성수동 일대 아파트처럼 공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다. 아직은 인근 주거민이나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근린 상권’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수동 상권이 주목 받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주상복합 건물과 지식산업센터 등이 이 지역 상권을 크게 바꿔 놓을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안 연구원은 “아직은 많은 손님이 몰리거나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상권은 아니다”며 “하지만 앞으로 소비층이 바뀌면서 상권의 성격이 변화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당장 주목을 끄는 곳은 갈비골목과 같은 먹자 상권이다.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IT 기업의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곳곳에 먹자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데 기존의 갈비골목이 그 중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성수동 수제화거리도 눈여겨볼만하다. 기존에는 구두 생산 공장이 밀집해 있던 곳이었지만 서울시 ‘수제화 특화 사업’으로 지정되면서 구두 쇼핑 거리로 변모 중이다. 최근에는 성수동 아틀리에길이 관광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젊은 예술인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폐공장을 카페나 디자인 스튜디오로 탈바꿈시키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다. 이처럼 ‘장밋빛 기대’가 넘쳐나는 상권이지만, 이 때문에 창업 투자자들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안 연구원은 “지금은 낙후된 공업지역의 색깔이 강하게 남아 있지만 향후 상권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개발 호재들로 분위기가 과열돼 현혹되기 좋은 지역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은 개발 계획들이 적지 않다. ‘기대’가 현실화하려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김민영 부동산114 리서티센터팀 연구원은 “지금보다 3년 뒤, 5년 뒤를 바라보는 상권”이라며 “냉정하게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전망 등을 다각도로 따져본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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