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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절반에, 옵션은 무료"…미분양 해소 몸부림

"계약금 절반에, 옵션은 무료"…미분양 해소 몸부림

미분양 우려를 덜어내기 위해 계약 조건을 완화하는 수도권 신규 분양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제값을 받겠다며 후분양을 한다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이쯤 되면 다른 나라 얘기. 자칫 장기 미분양으로 남으면 회사 실적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터라 분양 열기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살아있을 때 조건을 낮춰 한 채라도 더 팔려는 것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보다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의 분양단지들이 최근 분양조건을 완화해 공급에 나서고 있다. /조선일보DB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입지가 열세에 놓인 지역과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조건을 완화한 단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AB4블록에 1279가구로 조성되는 ‘검단 대방노블랜드’는 계약금을 분양가의 10%에서 5%로 낮췄다. 나머지 5%는 대방건설이 지급보증을 통해 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계약자는 계약금을 5%만 내는 대신 입주 때 나머지 5%를 내면 된다. 내는 금액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에 내야 하는 자금 부담을 줄인 것이다. 시스템 에어컨과 빌트인 콤비냉장고, 중문 등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올해 3월 분양을 했던 ‘검단불로 대광로제비앙’도 분양가의 10%였던 계약금을 1500만원만 받기로 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면적에 따라 2억6600만~3억7700만원 정도다. 가장 비싼 주택형을 계약하는 경우 최대 2000만원 이상 초기 계약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검단신도시의 경우 서울보다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계양지구를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이후 분양 경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검단대방노블랜드는 3월 청약 당시 일반분양 1274가구 모집에 87명, 검단불로 대광로제비앙도 555가구 모집에 35가구가 몰리는데 그쳤다. 지역 유일의 대형건설사인 대우건설의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계약률이 최근 80%대까지 올라왔을 정도지, 중소형건설사는 고전하고 있다.

고양 창릉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파주운정도 마찬가지. 태영건설이 짓는 블록형 단독주택인 ‘파주운정 라피아노’는 계약금을 10%에서 5%로 분양 조건을 바꿨다. 수년째 대형 면적이 미분양인 용인 ‘성복자이힐스테이트’는 24개월에서 30개월로 잔금유예 기간을 늘렸다. 경기도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힐스테이트1·2·3차와 성복자이2차 대형평수 45가구가 미분양이다.

건설사들의 분양 조건 변경은 효과적인 판매 전략 중 하나다. 실제로 전 주택유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했던 ‘광진 e편한세상 그랜드파크’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게 조건을 변경하고, 계약금을 집값의 20%에서 10%로 낮추면서 전용 84㎡를 모두 판매했다.

다만 수요자는 이런 집을 분양받을 때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초기 분양이 원만하지 않았다면 입지나 분양가 경쟁력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서두르기보다는 계약 추이를 지켜보며 입지와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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