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신축아파트 건립, 지역주택조합 vs 사찰 몇달째 갈등 왜?
공사 인한 '사찰 피해' 여부 놓고 엇갈린 주장
조합 "20억원 들여 절 신축..사찰 "수용 못해"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 남구 '대연마루 양우내안애 퍼스트 아파트' 지역주택조합과 아파트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인근 홍법사 사찰의 갈등이 몇달째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홍법사의 피해 여부를 조사한 전문업체가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법원에서도 홍법사가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지만 홍법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연마루 지역주택조합은 ㈜옵티마엔지니어링에 의뢰한 '홍법사 계측관리 보고서'를 28일 <뉴스1>에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갈등 중재에 나선 부산 남구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조합측이 1200만원을 들여 의뢰한 것이다.
61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4월12일부터 6월21일까지 2개월 넘게 홍법사 안의 대웅전, 관음전, 삼성각 등 6군데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며 '기울기 및 균열 폭, 침하 등은 일부 미미한 차이가 있었으나, 구조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변위량은 관리기준치 이하여서 홍법사 구조물의 사용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홍법사는 "조합을 믿을 수 없어 우리가 한국안전진단에 3000만원을 주고 계측 진단을 의뢰했고, 조합측의 계측 수치와 다르게 나왔기 때문에 조합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법사측은 <뉴스1>의 계측 보고서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 홍법사 호명 주지스님은 "보고서는 관음종 총무원에 제출한 상태라 당장 보여줄 수는 없다"며 "보고서가 돌아와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법사는 대한불교 관음종 소속 사찰이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대한불교 관음종이 제기한 아파트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지난 4월4일 기각했다.
법원은 Δ2018년 6월28일부터 7월3일까지 사찰 인근에 324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일부 지반이 내려 앉았다 Δ조합이 폭우로 인한 지반침하 복구를 위해 7월6일 되메우기 공사를 했다 Δ사찰 안전을 위해 조합이 보강공사를 하려 했으나 사찰이 공사장 입구를 막아 방해함으로써 보강공사를 할 수 없었다는 점 등을 기각 이유로 밝혔다.
홍법사는 이 법원 결정에 반발해 항고한 상태다.
조합은 계측진단이 끝난 후, 홍법사와의 원만한 타협을 위해 지난 17일 지반 탐사를 시작으로 홍법사 일대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조합은 "4500만원을 들여 전문 진단업체에 의뢰했다"며 "남구청에서 안전진단을 요구해 사찰측에 협조 내용증명을 13번이나 보냈지만 답이 없었고, 사업 협조를 위해 사찰에는 100번 이상, 주지스님만 30번 이상 찾아갔지만 지금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호명스님은 "조합에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요청을 하기 위해서만 찾아왔지 사찰 피해보상 등 협의를 하러 온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합은 남구청이 제안해 받아들인 '조합 경비로 홍법사를 신축해 기부한다'는 내용을 두고도 주지스님과 합의를 못하고 있다.
조합은 "20억원을 들여 150평 규모의 2층 건물을 신축하고 그 위에 25평의 기존 대웅전을 이전 복원해 주겠다는 설계·건축 도면을 홍법사와 남구청에 제출했는데 주지스님한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김철민 조합장은 "아파트 공사기간 중 홍법사 이주비를 전액 지원함은 물론이고 20억원을 들여 절을 새로 지어준다고 해도 무조건 안된다고만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호명스님은 "전임 조합장이 4층 높이의 사찰 신축을 약속해 3층 건물 신축과 그 위에 대웅전을 복원하는 설계도면까지 만들었으나 조합장이 바뀌면서 약속이 달라졌다"며 "조합의 주장대로라면 사찰 규모가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사찰 신축과 관련해 조합은 1000만원을 들인 책자 4권 분량의 설계도면을 <뉴스1>에 공개했으나 호명스님은 2000만원을 들였다는 상세 설계도면 공개를 거부했다.
대연마루 지역주택조합은 부산 남구 문현동 310-1 일대 22000만여㎡ 부지에 560세대 아파트 신축을 위해 지난해 6월11일 착공 승인을 받아 현재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s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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