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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대 백화점 온다" 설레는 판교상권

현대百 판교점 8월 21일 오픈롯데백화점 본점보다 25% 넓어 분당-경기남부 쇼핑수요 흡수유동인구 증가-상권 활성화 기대.. 주변 공실률 줄고 임대료 상승일각 "기존상가 고객 감소" 우려

 

동아일보

 

《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해온 김진민 씨(32)는 최근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근처 상가에 2호점을 냈다. 다음 달 수도권 최대 규모(영업면적 8만7800m²) 쇼핑몰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근처에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현대백화점 고용 인원만 4000명에 이를 것이란 소식을 듣자마자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헬스장을 찾는 직장인이 많아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2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장을 앞두고 판교 인근의 역세권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판교 상권은 상가, 오피스, 주상복합아파트를 갖춘 총면적 120만 m² 규모의 복합단지 ‘알파돔시티’ 사업이 지연돼 한때 정체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올해 8월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보다 약 25% 넓은 현대백화점이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서울 코엑스몰 규모의 초대형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라 주변 상권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주말 유동인구 부족에 시달리던 이 지역 상가에 가게를 내려는 임차인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변화는 상가 공실률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판교역 주변 공인중개사무소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50%에 이르던 공실률은 최근 빠르게 줄어 6월 말 현재 10% 미만으로 내려갔다. 김 씨가 입주한 건물은 지난해 12월 점포 30개 중 15개가 비어 있었지만 6월 이후 5개 점포에 임차인이 들어왔다. 올해 1월 49실 중 12실이 비어 있었던 11층 높이의 다른 상가 역시 5월부터 계약이 몰리며 지금은 점포 2곳만 비어 있다. 판교역 근처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음식점, 맥줏집을 내려고 상가를 구하는 사람들이 매일 3, 4명씩 찾아온다”고 말했다.

임대료도 뛰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판교역 역세권 상가의 3.3m²당 평균 임대료는 15만9060원으로 전 분기보다 3.1% 올랐다. 같은 기간 신분당선 강남역, 정자역 역세권 임대료가 3.2%씩 떨어진 것과 비교된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백화점이 완공돼 상권이 커지면 3.3m²당 50만 원까지 임대료를 올리겠다는 점포 주인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판교역 상권이 분당은 물론이고 경기 남부권 신도시들의 쇼핑 수요까지 흡수하면서 상권 전체가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그동안 눈에 띄는 ‘랜드마크 상가’가 없던 판교 상권에 대형 쇼핑몰 입점은 큰 호재”라며 “내년 2월 신분당선이 연장 개통하면 용인시 동백지구 등 백화점이 없는 경기 남부 신도시의 쇼핑 수요도 판교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서울 압구정역 상권도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개장을 계기로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이 기존 상가의 고객을 뺏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대형 쇼핑몰 혼자만 호황을 누리는 ‘나 홀로 상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술집 등 백화점과 영업시간이 겹치지 않는 업종들은 대체로 백화점 개장을 반기는 반면 잡화, 의류점 등 백화점과 업종이 중복되는 상인들은 점포를 내놓는 움직임도 있다. 소규모 식당들 역시 백화점에 국내 최대 규모(1만3860m²)의 식품매장과 푸드코트가 생긴다는 소식에 울상이다.

판교=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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