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팀-현지 부동산과 짜고 치는 고스톱…알고도 당할 수밖에[기획부동산, 당신을 노린다]
(上) 현직교수도 속인 교묘한 함정
탐사팀이 이용할만한 땅 찾으면 전주는 자금 가진 투자자 찾고
처분팀은 기존 지주들에 땅사서 몇배로 비싸게 팔아치우는데
그 과정서 거짓 정보 유포시키고 중개업자 매수하는 지원팀 활동
개발조합 감사까지 맡은 교수A씨 전문팀 '작업'에 속수무책 당해
탐사팀이 이용할만한 땅 찾으면 전주는 자금 가진 투자자 찾고
처분팀은 기존 지주들에 땅사서 몇배로 비싸게 팔아치우는데
그 과정서 거짓 정보 유포시키고 중개업자 매수하는 지원팀 활동
개발조합 감사까지 맡은 교수A씨 전문팀 '작업'에 속수무책 당해
개발만 되면 몇 배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기획부동산의 달콤한 말에 속아 노후자금이나 빚까지 내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남의 일일 땐 '누가 속아' 하다가도 내 일이 되면 '알고도 속는'게 기획부동산이라고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2회에 걸쳐 진화하는 기획부동산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살펴보고, 피해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편집자주>
현재 서울 한 대학교의 교수인 A씨는 자신이 '기획부동산'의 피해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때 지주이자 개발조합의 비상근 감사 역할까지 했던 A씨는 개발조합이 해체된 현재 기획부동산으로 인한 피해자들을 모아 과거 조합장에 대한 고소·고발을 추진 중이다. A씨는 3월 초 기자를 만나 지난 수개월 동안 수집한 해당 지역 토지 등기부등본, 기획부동산의 '작업'으로 의심되는 각종 블로그 홍보자료 등 수백쪽의 자료를 넘겼다. 그는 "더 이상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건을 알리고, 기획부동산에 대한 단속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알고 그때는 몰랐다
사건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A씨는 지인에게 충북 충주 앙성면에 있는 토지의 투자권유를 받았다. "향후 지역 온천이 개발되고 철도역이 생기면 땅값이 뛸 것"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1년 뒤면 2배가 될 거라던 땅값은 전혀 변동이 없었다. 7년 뒤인 2011년 마침내 개발조합이 설립되며 개발이 가시화되는 듯했다.
2011년 개발조합 설립 당시 은행지점장이었던 A씨는 조합의 비상근 감사직을 제안받았다. 1년에 한 차례 회계감사를 하는 무보수직이었다. 이후 2012년 말 도시개발계획이 인가되고 사업이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돈산온천관광지구로 지정됐던 충주 앙성면 돈산리 일대 토지는 2015년도 말에 구역지정이 해제되며 도시개발사업이 취소됐다. 앙성지역에는 30여년 전부터 4개 온천 개발이 추진 중으로 현재 2곳은 취소가 됐고 나머지 일부 온천이 개발 중이다.
A씨에 따르면 기획부동산들은 사업이 취소되기 이전인 2014년 8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개발호재로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기존 지주들에게 땅을 사서 비싸게 파는 방식이었다. A씨는 "초대 조합장과 그와 연계된 기획부동산 및 관계자들이 10필지 15만7700㎡(4만7720평)를 278명에게 42억원에 구입해 163억원에 팔아 약 4배의 수익을 챙겼다"면서 "이들은 현재 공유지 분할을 마치고 잔여 토지 10만5700㎡를 추가 매각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선 토지들의 거래 주체도 자신의 주변인과 관계인 등을 내세우는 등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팀 구성, 짜고 치는 고스톱
A씨에 따르면 기획부동산의 경우 이른바 탐사팀, 전주, 처분팀, 지원팀 등이 전문적으로 활동해 일반인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탐사팀은 말 그대로 개발호재가 있는 땅을 알아보고 다닌다. 쩐주는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를 찾고, 처분팀은 땅을 비싼 값에 판다. 지원팀의 경우 특정지역 땅에 대한 개발호재를 블로그에 올리거나, 현지 부동산과 말을 맞춰 투자자가 직접 해당 지역을 찾았을 때 뻥튀기된 땅값을 불러준다. 예를 들어 투자정보를 접한 투자자가 해당 지역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해당 지역의 개발호재를 올린 블로그와 각종 글이 검색된다. 물론 사전에 작업한 가짜 정보가 대부분이다. 추후 투자 권유자와 함께 해당 지역을 직접 찾아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해당 땅의 시세를 물어보면 미리 입을 맞춰둔 중개업자가 뻥튀기된 땅값을 불러주는 식이다. 평당(3.3㎡) 시세 300만원이라는 현지 중개업소의 말을 듣고 200만원에 사지만 실제로는 50만원에 불과한 땅이라는 식이다.
김예림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는 "호재가 가시화되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가치가 없는 토지가 많다"면서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이미 매입가의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붙여서 매도하고 있어 추가 땅값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 |
현직 대학교수인 A씨는 기획부동산 피해를 겪고 본인이 직접 해당 토지의 등기부등본, 카페와 블로그의 투기조장 정보 등을 조사해 파이낸셜뉴스에 제공했다. 일일이 해당 토지의 등기부등본과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한 자료는 A4 용지로 수백장에 달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재 서울 한 대학교의 교수인 A씨는 자신이 '기획부동산'의 피해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때 지주이자 개발조합의 비상근 감사 역할까지 했던 A씨는 개발조합이 해체된 현재 기획부동산으로 인한 피해자들을 모아 과거 조합장에 대한 고소·고발을 추진 중이다. A씨는 3월 초 기자를 만나 지난 수개월 동안 수집한 해당 지역 토지 등기부등본, 기획부동산의 '작업'으로 의심되는 각종 블로그 홍보자료 등 수백쪽의 자료를 넘겼다. 그는 "더 이상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건을 알리고, 기획부동산에 대한 단속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알고 그때는 몰랐다
사건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A씨는 지인에게 충북 충주 앙성면에 있는 토지의 투자권유를 받았다. "향후 지역 온천이 개발되고 철도역이 생기면 땅값이 뛸 것"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1년 뒤면 2배가 될 거라던 땅값은 전혀 변동이 없었다. 7년 뒤인 2011년 마침내 개발조합이 설립되며 개발이 가시화되는 듯했다.
2011년 개발조합 설립 당시 은행지점장이었던 A씨는 조합의 비상근 감사직을 제안받았다. 1년에 한 차례 회계감사를 하는 무보수직이었다. 이후 2012년 말 도시개발계획이 인가되고 사업이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돈산온천관광지구로 지정됐던 충주 앙성면 돈산리 일대 토지는 2015년도 말에 구역지정이 해제되며 도시개발사업이 취소됐다. 앙성지역에는 30여년 전부터 4개 온천 개발이 추진 중으로 현재 2곳은 취소가 됐고 나머지 일부 온천이 개발 중이다.
A씨에 따르면 기획부동산들은 사업이 취소되기 이전인 2014년 8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개발호재로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기존 지주들에게 땅을 사서 비싸게 파는 방식이었다. A씨는 "초대 조합장과 그와 연계된 기획부동산 및 관계자들이 10필지 15만7700㎡(4만7720평)를 278명에게 42억원에 구입해 163억원에 팔아 약 4배의 수익을 챙겼다"면서 "이들은 현재 공유지 분할을 마치고 잔여 토지 10만5700㎡를 추가 매각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선 토지들의 거래 주체도 자신의 주변인과 관계인 등을 내세우는 등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팀 구성, 짜고 치는 고스톱
A씨에 따르면 기획부동산의 경우 이른바 탐사팀, 전주, 처분팀, 지원팀 등이 전문적으로 활동해 일반인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탐사팀은 말 그대로 개발호재가 있는 땅을 알아보고 다닌다. 쩐주는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를 찾고, 처분팀은 땅을 비싼 값에 판다. 지원팀의 경우 특정지역 땅에 대한 개발호재를 블로그에 올리거나, 현지 부동산과 말을 맞춰 투자자가 직접 해당 지역을 찾았을 때 뻥튀기된 땅값을 불러준다. 예를 들어 투자정보를 접한 투자자가 해당 지역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해당 지역의 개발호재를 올린 블로그와 각종 글이 검색된다. 물론 사전에 작업한 가짜 정보가 대부분이다. 추후 투자 권유자와 함께 해당 지역을 직접 찾아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해당 땅의 시세를 물어보면 미리 입을 맞춰둔 중개업자가 뻥튀기된 땅값을 불러주는 식이다. 평당(3.3㎡) 시세 300만원이라는 현지 중개업소의 말을 듣고 200만원에 사지만 실제로는 50만원에 불과한 땅이라는 식이다.
김예림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는 "호재가 가시화되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가치가 없는 토지가 많다"면서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이미 매입가의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붙여서 매도하고 있어 추가 땅값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식충전소☆★★ > ※부동산 사건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동산이 '유튜브'를 타고…개발지역 토지매물 기획부동산 주의 (0) | 2019.03.26 |
---|---|
'60억대 전세금 사기'…간큰 공인중개업 자매 구속 (0) | 2019.03.25 |
전세였던 내집 알고보니 월세? 오피스텔 전세 사기에 청년·신혼부부 눈물 (0) | 2019.03.23 |
다운계약·자전거래 등 부동산 불법행위 한눈에 감시한다 (0) | 2019.03.23 |
월세 놔 달랬더니 전세보증금 받아 잠적한 중개인, 어쩌면 좋죠? (0) | 2019.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