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 옆 숙박시설이 ‘진흙속 진주’?[김종율의 상가투자]
고수익 얻는 지름길 ‘허가권’
김종율아카데미 원장 |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강의를 할 때 관련법을 다루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옳고 그름이 명확해서 그에 맞춰 강의를 하면 이견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을 아는 것과 실제 법을 활용할 줄 아는 것은 다르다. 상가 투자에서 중요한 허가권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중심지역으로 발전하기 전에 주거지가 적었던 지역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주거지가 별로 없다 보니 지방자치단체에선 숙박시설에 대한 허가를 쉽게 내준다. 간선도로처럼 차량 통행이 잦은 곳에 드문드문 숙박시설이 들어섰을 것이다. 그러다 이 지역이 개발되면서 주거지가 생겨나면 지자체는 주거지 인근에 숙박시설을 더 이상 허가할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 용도지역으로 설명하자면 비도시지역이었던 자연녹지지역이 주변이 개발되면서 주거지역으로 변경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문을 연 숙박시설이 영업을 하던 중 해당 지역의 용도가 주거지역으로 바뀌면 신규 숙박시설이 허가를 받긴 어렵다. 어떤 이유로든 기존 숙박시설에 대한 허가가 취소되면 숙박시설의 수도 줄어들 수 있다.
법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사례로 든 지역에서 숙박시설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기존 용도지역이 바뀐다고 해서 기존 숙박시설의 허가까지 소급해서 취소할 순 없다. 미성년자 혼숙을 허용하거나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는 등 현행법을 어기지 않는 한 기존 숙박업소의 허가가 취소되는 일은 거의 없다.
주거지가 많이 생기면서 인구가 늘어난 지역에서 특정 업종에 대한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변 인구가 늘었으니 장사는 더 잘되는데 경쟁 상대가 추가되지 않는 장점이 생긴다. 법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투자가치가 높아지는 셈이다.
예를 들어보자. 위의 지도는 경기 용인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 숙박시설을 표시한 것이다. 이곳은 1991년 영업 허가를 얻은 뒤 여러 번 권리자의 명의와 상호가 바뀌었다. 왼쪽의 구성역이 2011년 개통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지역이 제대로 개발되기 전에 숙박시설 허가를 받은 것이다. 건물 주변은 주거단지고, 역 건너편은 녹지지역으로 대부분 논밭이다. 처음 숙박시설이 들어설 땐 이런 곳에서 장사가 될까 싶었겠지만 이후 주거지가 들어서며 주변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숙박시설 수요도 늘었다.
이 숙박시설 주인은 주변의 편의점이나 김밥가게처럼 경쟁점이 늘어날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이 지역은 더 이상 숙박시설 허가를 내주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성역 인근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지난다는 소식도 있다. 새로운 교통망이 구축되면 숙박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경쟁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혹시 숙박시설 부족으로 지자체가 이례적으로 신규 허가를 허용한다고 해도 그 규모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허가권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면 상가 투자 시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점포를 골라낼 수 있다. 특히 최근 신도시나 신규 택지 등 새로 개발되는 지역이 많은 만큼 개발이 이뤄지기 전에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 안목을 길러야 한다.
김종율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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