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집사라고 할땐 언제고…" 정부 180도 바뀌니 주택시장 '술렁'
거치식 대출 축소·분할상환 확대…대출받아 집사기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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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박세연 기자 |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빚 내서 집을 사라고 권유한 게 불과 몇달 전인데, 갑자기 대출 정책 방향을 180도 바꾸니 시장 불신만 키우네요."
정부가 분할상환 대출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가계부채 해결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훈풍이 불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금융 관계 기관은 22일 합동브리핑을 열고 주택담보대출중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현재 40%에서 2017년 45%로 높여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대출 기간 및 대출 규모에 따라 분할상환 대출을 적용되고 거치식 대출의 거치기간도 현행 3~5년에서 1년 이내로 대폭 단축된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냈다. 특히 일부는 이번 대책을 사실상 '부동산 규제'로 규정하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부동산 정책이 벌써부터 규제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몇달 사이 180도 바뀌어버린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도 엿보였다.
광교 K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금리인상 등 규제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중개업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가계부채 대책이 부동산 규제 국면의 시작점이라고 판단한다"라며 "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부동산의 특성상 '이제 침체기로 돌아선다'라고 여기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거치식 대출을 축소하고 분할상환을 확대하는 방안이 투자 수요로 축소로 이어져 전체적인 심리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금상환을 유예하고 매달 이자만 갚아가는 방식의 거치식 대출이 원금도 함께 갚아야 하는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주택구매자의 자금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동탄신도시 T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계약금·잔금 이자후불제가 적용되는 신규 분양시장의 특성상 직접적인 영향을 주긴 어렵다"면서도 "훈풍을 이끌던 투자수요가 축소되면서 심리적 위축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 주택시장이 신규 분양시장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강동구 L공인중개사사무소 실장은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이들의 80% 이상이 대출을 포함하고 있고 거치식 대출을 많이 사용한다"며 "투자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실수요자의 위축도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도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가격은 낮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주택담보대출의 메리트가 사라질 경우 투자자 중심의 재건축 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다.
강남구 개포동 T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높은데 전세가격이 낮아 대부분 대출을 활용해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라며 "정확한 시장 반응은 조금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악재는 악재"라고 말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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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는 '부동산(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때'를 사는 것이다. |
"부동산"은 공인중개사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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