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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충전소☆★★/※부동산 개발※

용산 유엔사 부지 개발 닻 올린다...일대 부동산 매수 문의 ↑

용산 유엔사 부지 개발 닻 올린다...일대 부동산 매수 문의 ↑

"유엔사 부지가 팔리면서 집값이 계속 올랐어요. 대책 영향 때문에 시장이 잠잠하다가 요즘은 매물이 한두 건씩 나오고 매수 문의는 정말 많이 오는 편입니다." (유엔사 부지 인근 C공인중개업소 대표)

25일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2-34번지 일대는 최근 유엔군사령부(유엔사) 부지 개발 청사진이 공개된 이후 일대 중개업소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엔사 부지 개발사업을 주도하는 용산일레븐은 지난 9일 서울시가 개최한 유엔사 용지복합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보고서 초안 검토회의에서 유엔사 개발 부지의 청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용산일레븐은 일레븐건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축구장 7개를 합친 면적과 맞먹는 5만1753㎡ 부지에 지하 7층~지상 20층 아파트 5개동 426가구와 오피스텔 2개동 1053실, 호텔·사무실 1개동을 짓는다. 이곳을 도쿄의 대표적 복합단지인 롯폰기힐스처럼 도심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약 2조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내년 3월 착공, 2022년 12월 완공된다.

유엔사 부지 개발뿐 아니라 용산기지터에 들어설 용산공원, 2022년 완공 예정인 신분당선(용산~강남) 등 호재도 시장의 열기를 부추겼다.

아주경제

청화아파트 담장 너머로 보이는 유엔사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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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문의 많지만 거래는 안 돼..호가 안 내리는 집주인

저녁 시간 찾은 유엔사 부지 바로 옆 청화아파트 인근의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늦은 시간까지 전화기를 붙들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다급함이 느껴졌다. "은행에 물어봤는데 대출이 안 된대요. 사장님 가격 좀 깎아봐요."

전화를 끊은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하루에도 목이 쉴 정도로 숱한 상담 전화를 받지만 수확이 크진 않다고 말했다. 방금 통화한 고객은 2주택자라 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데, 기존 집을 팔고 이쪽으로 들어오려고 해도 2020년부터 2년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장특공제를 받을 수 없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태원역 인근의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용산구는 집주인들 대부분이 급매가 아닌 이상 원하는 가격을 받으려고 한다"며 "일대가 개발되면 주택 가치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유엔사 부지 인근에 위치한 청화아파트 전용면적 104.69㎡는 12억5000만원에 팔렸지만 7월엔 전용면적 106.12㎡짜리가 13억5000만원에, 10월 들어선 105.75㎡가 14억8300만원에 빠졌다.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10월 들어서도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청화아파트 인근의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에 전용면적 115㎡ 15억원짜리 매물이 나왔는데 높은 가격에 매수세가 주춤하자 조금 조정돼서 14억8000만원에 다시 나왔다"며 호가 조정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엔사 부지 인근 청화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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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G 분양보증·주민 반발 등 변수

최근 일레븐 건설은 몇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서울시가 집값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허가 절차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에도 걸릴 여지가 있다. 일레븐건설의 유엔사 부지 3.3㎡당 매입 가격은 6700만원으로 대신F&I가 사들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3.3㎡당 3300만원)의 약 두 배다. 땅값이 비싸게 들어간만큼 HUG와의 분양가를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점쳐진다.

청화아파트 등 인근 단지 주민들까지 사업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날 찾은 청화아파트 단지 안에는 주민 불만사항이 적힌 플래카드가 잔뜩 붙어 있었다. 실제로 청화아파트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조망권 침해, 안전성 문제, 향후 재건축 진행 어려움, 충분하지 않은 사업 설명 등의 이유로 시행·시공사 측에 항의 중이다. 주민 반발로 지난 9일 열린 주민설명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얼마 뒤면 공청회까지 열릴 전망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이 진행됐는데,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이 많았다"며 "향후 주민 대표가 꾸려지면 이들과 우리측 관계자, 사업시행자가 모여 토론회를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은 기자 ginajana@ajunews.com

윤지은 ginajana@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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