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제 물량 75% ‘무주택자 우선 배정’…가점 적은 무주택자 당첨 확률 높아져
조정대상지역 85㎡ 이하 노려볼 만
거주·전매 제한 기간도 대폭 늘어
11월 말부터…지역별 규제 꼼꼼히
11월 말부터 860만명에 이르는 무주택자들(2017년 11월 통계청 통계 기준)의 내집 마련 기회가 한층 넓어진다. 추첨제 물량의 75% 이상이 무주택자들에게 우선 배정되면서 가점이 적은 무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다만 가점이 적어 망설였던 무주택자들이 대거 청약에 뛰어들 경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또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은 거주 및 전매 제한 기간이 대폭 늘어난다. 공공택지 민간분양의 경우 ‘거주 1~5년+전매 제한 3~8년’을 지켜야 하고, 민간택지 분양물은 분양가격에 따라 1년6개월~4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 가점 적은 무주택자에겐 ‘기회’
바뀌는 ‘주택공급 규칙’의 핵심은 추첨제 물량의 75% 이상을 ‘무주택자 간 추첨’으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공공택지와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아파트의 경우 85㎡ 초과 전체 물량의 37.5%(50%의 100분의 75 이상)가 ‘무주택자 추첨 물량’이다. 조정대상지역(청약과열)에서는 85㎡ 이하 아파트의 18.75% 이상(25%의 100분의 75 이상)과 85㎡ 초과 물량의 52.5% 이상(70%의 100분의 75 이상)이 해당된다. 수도권과 6개 광역시 중 비규제지역에서는 85㎡ 이하 물량의 45% 이상(60% 이상의 100분의 75 이상), 85㎡ 초과 물량의 75%(100%의 100분의 75 이상) 이상이 무주택자에게 돌아간다.
규칙 개정 전에는 이들 물량을 주택 유무와 관계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렸다. 수도권 공공택지·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수도권 및 6개 광역시 비규제지역 등 4개 지역의 85㎡ 초과 물량이 각각 100가구로 총 400가구를 공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202.5가구 이상이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되는 셈이다. 조정대상지역과 비규제 수도권 광역시에서 분양하는 85㎡ 이하 아파트 역시 가점이 적은 무주택자 당첨 가능성이 높다.
■ 올해 서울지역 평균 경쟁률 27.9 대 1
가점제가 적용되는 민영주택의 경우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추첨제 물량의 무주택 우선배정으로 무주택 청약자가 늘어날 경우 ‘가점 커트라인’은 높아질 수 있다. 부동산정보서비스업체 ‘직방’이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APT2you’에 공개된 서울지역 아파트 청약 결과를 분석하자, 올 들어 9월까지 서울지역 평균 경쟁률은 27.9 대 1에 달했다. 평균 당첨 가점은 58.4점이었다. 지난해에는 평균 경쟁률이 13.4 대 1, 평균 당첨 가점은 50.9점이었다. 1년 사이에 경쟁은 2배 이상 치열해졌고, 평균 가점도 7.5점이 높아졌다.
투기지역이 비투기지역보다 경쟁이 더 치열했고 평균 가점도 더 높았다. 서울 투기지역 15곳의 평균 당첨 가점은 지난해 53.4점에서 올해 60.6점으로 높아졌다. 청약경쟁률 역시 15.5 대 1에서 28.9 대 1로 상승했다. 서울 비투기지역 10곳의 평균 경쟁률은 23.7 대 1이었고, 평균 가점은 53.2점이었다. 지난해(10.2 대 1, 평균 가점 46.4점)보다는 높아졌지만, 투기지역보다는 낮았다.
■ 가점제는 ‘58점’ 넘어야 당첨 가능
이 같은 분석 결과는 분양아파트 당첨 확률은 ‘선호하는 지역이 어딘지’와 ‘아파트 가격 흐름’ 등에 따라 달라짐을 보여준다. 올 들어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상승폭이 컸던 투기지역에서의 평균 경쟁률 및 가점이 높았던 것이다.
‘직방’은 서울지역 가점제 분양아파트 당첨 조건으로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만점에 32점) △배우자 포함 부양가족 3명(35점 만점에 20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4~5년(17점 만점에 6점)으로 봤다. 58점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선호하는 인기 지역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부양가족이 더 많아야 하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더 길어야 한다. 서울 외 지역은 이보다 낮아도 당첨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직방은 예측했다.
김은선 직방 매니저는 “무주택자에게는 추첨제 등 당첨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지지만, 규제가 강화될수록 인기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은 여전해 분양시장에서 당첨되기 위한 청약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종훈 선임기자 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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