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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상권 키웠는데 권리금도 못챙긴다니.." '권리금 금지'에 지하상인들 '..


서울시 지하도상가 권리금 금지 쇼크
시 임차권 양수도 금지 조례 개정
2788개 점포 권리금 받을 길 사라져
상인들 "재산권 침해"


이데일리


[이데일리 정병묵 김기덕 경계영 기자]서울시의 지하도상가 권리금(보증금·임대료 외에 따로 붙는 웃돈) 거래 금지 조치를 놓고 시와 상인들이 격한 갈등을 빚고 있다.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권리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된 상인들은 소송 등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지만, 서울시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며 맞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지하도상가 내 점포 2700여곳의 임차권 양수·양도(상인끼리 임차권을 사고 파는 것)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권리금을 내고 상가 점포에 입점한 상인들이 그 돈(권리금)을 돌려받을 길도 사라졌다.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 측은 “상인들이 수십년간 상권을 키운 기여분이 권리금에 녹아 있는 건데, 이를 회수할 수 없게 한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임차권 양도·양수가 상위법(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위반된다는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970년대 처음 생긴 서울 지하도상가는 원래 임차권 거래가 가능했다. 시는 1998년 임차권 양수·양도를 공식 허용했고 이 과정에서 권리금도 오가게 됐다. 물론 권리금 거래는 불법이었지만 암암리에 이뤄져 왔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서울시가 임차권 거래 금지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상인들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지난달 시는 조례 개정을 재추진, 결국 시의회 조례 통과를 이끌어냈다. 개정 조례는 임차권 거래 금지가 주요 내용이지만 속을 뜯어보면 상인들이 임차권을 사고 팔며 관행적으로 주고 받았던 권리금을 공식 인정하지 않은 것이 핵심이다.


2010년에 권리금 1억원을 주고 명동 지하도상가에 안경점을 연 박재성(가명)씨는 ”권리금은 장사를 하면서 점포를 잘 일군 것에 대한 보상 개념“이라며 ”이를 막으면 음성적인 ‘전대’(轉貸·빌린 점포를 다시 빌려주는 것)만 부추길 것”이라고 말다. 강남고속터미널과 영등포 등 몇몇 지역 지하도상가 점포주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앞으로도 잡음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실질적인 상인 보상책을 서울시가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임차권 거래는 원래 합법이 아니었기에 해결이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재산인 지하도상가는 매매(임차권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도 “상인들의 재산권을 보호할 현실적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상가 권리금이란

점포 내 설비나 입지 여건 등 상가 운영에 관한 유·무형의 이익을 환산해 임차인(세입자)들끼리 주고받는 돈을 말한다. 목이 좋고 장사가 잘 되는 상가에서는 권리금이 수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