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은 전세금은 반환보증 못한다?

대출받은 전세금은 반환보증 못한다?

HUG, 가입조건 까다로워 전세계약 전 꼼꼼히 따져야
은행연계 '안심대출'도 대안

파이낸셜뉴스

#. 서울 서초구 신축빌라를 전세로 얻은 A씨는 최근 '갭투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2년 뒤 전세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이 생겼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하면 수십만원의 비용이 들긴 하지만 전세금 반환 우려는 없앨 수 있다는 생각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가입신청서류를 접수했다. 하지만 거절 통보를 받았다. A씨가 이미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 전세집을 담보로 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수억원까지 하는 전세비용을 다 마련할 수 있는 세입자가 얼마나 되겠냐"며 "가입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세입자들의 전세금을 보전할 수 있는 상품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제도적 약점에 대한 지적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위한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가입하고 싶어도 반려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깡통전세 걱정에 전세금 반환 보증 가입 증가 추세

14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전국 전세가격 변동률은 -0.08%을 기록했다. 지난 6일 기준 지방(-0.13%)은 물론이고 수도권도 -0.04%를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전세가격이 떨어지면서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갭투자 등으로 인한 깡통 전세 우려에 대해 "제일 손쉬운 방법은 확정일자와 주민등록 이전으로 대항력을 갖추는 것이고, 그보다 더 명확한 것은 전세권설정등기를 하면 되는데 아파트의 경우 등기 비용을 세입자가 부담할 경우 대부분 가능하지만 빌라나 다세대주택의 경우엔 어려울 수 있다"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그나마 안전한 대비책"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상품의 가입자수는 점점 증가추세다.

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의 경우 지난 2014년 5584가구가 가입했는데 2016년 2만4460가구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총 4만8912가구가 가입해 지난해 4만3918가구를 이미 넘어섰다.

■전세자금대출자는 가입 어려워… 조건 꼼꼼히 따져야

다만,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상품의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전세계약 전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A씨처럼 전세집을 담보로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을 경우 가입할 수 없다. 문제는 대부분 전세자금 대출을 전세집을 담보로 받는다는 점이다. 금리가 신용대출보다 낮기 때문이다. 신용대출로 전세금을 마련한 경우는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도 가입 가능하다.

전세금반환보증이 어려울 경우 전세금안심대출 보증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세자금을 자기돈으로 마련하느냐 금융기관인 은행을 통해서 빌리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임차인의 전세금 보호라는 목적은 같다.

전세금안심대출은 은행으로부터 전세금 대출을 받을 때 은행을 채권자로 하는 전세대출보증과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위험을 대비해서 가입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동시에 가입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 역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가입자수가 늘고 있다.

HUG관계자는 "전세집을 담보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이미 은행에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에 보증가입이 어렵다. 이럴 경우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면서 "두 상품 모두 보증대상 주택에 소유권에 대한 가압류, 압류, 가등기 등의 권리침해가 없고 전세계약기간은 1년이상, 계약기간의 2분의 1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