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을 캐야 본전 찾을 듯…" 채굴러의 악몽
벼랑끝 비트코인 채굴자 인터뷰..."대박의 꿈이 일장춘몽"
줄어드는 채굴효율 지탱하던 코인 가격도 연일 하락…"이대로면 본전은 언제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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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대박의 꿈이 일장춘몽이 될 줄이야. 차라리 악몽이었으면…."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한 지 반년이 넘은 IT계열 종사자 김한범(가명ㆍ30대)씨는 '밤새 안녕'이 '밤새 악몽'이 된 자신의 처지가 안쓰럽고 후회스럽다. 1500만원을 투자해 7000만원까지 수익을 올린 것이 오래된 일도 아니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꿈같은 나날이었다. 하지만 1월 말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더니 2월 들어 연일 폭락을 거듭하면서 악몽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김 씨는 '채굴에 대한 보상'이라는 가상통화의 기본 개념에 관심을 갖고 지난해 6월부터 각종 방법을 통해 비트코인을 캐는 광부, '채굴러'가 되기로 결심했다. 김 씨는 "명확한 근거 없이 등락하는 모습 때문에 거래소를 통한 직접 투자는 불안했다"며 "큰 이득은 못 보더라도 매월, 매일 일정한 수준의 코인을 캐내면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을 것 같아서 채굴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상통화를 캐내기 위해서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풀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일반 컴퓨터로도 가능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ASIC(주문형 집적회로)이라는 채굴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1대당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가에 발열량과 소음, 전력 소모량이 막대하다. 전기요금을 고려한다면 일반 가정에서는 채산성이 0에 가깝다.
때문에 김 씨가 생각한 것은 클라우드 채굴이다. 다량의 채굴기를 구비한 업체들이 보유한 채굴권을 산 뒤 매월 수수료를 내고 채굴량을 받는 식이다. 김 씨는 미국 알래스카에 있는 업체 '제네시스마이닝'을 이용했다. 지난해 6월 1만3000달러(약 1500만원)을 투입해 100TH/s(기기의 채굴능력인 해쉬파워의 단위)를 구입했다. 김 씨는 "1년 단위, 2년 단위로 구입해야 해서 오래 버터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꾸준히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코인판의 유일한 장기 투자라고 생각했다"며 "주변에서 손가락질을 하기도 했지만 차곡차곡 쌓이는 비트코인을 보면 뿌듯했다"고 말했다.
한동안은 호황이었다. 하루 채굴량이 0.03비트코인에 불과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미 원금을 회수한 상태였다. 김 씨는 "투자 원금을 당시 비트코인 가격으로 계산할 경우 비트코인 4.27개에 해당하지만 지난해까지 채굴한 비트코인은 3.5개"라며 "코인 갯수로 따지면 손해지만 원화로 따질 경우 최대 700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지난 2일 '검은 금요일'의 대폭락으로 한 순간에 '일장춘몽'이 됐다. 지난달 5일 최고 2885만원(국내 가상통화거래소 업비트 기준)을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검은 금요일을 기점으로 급락해 7일 현재 80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월 챙기는 비트코인도 점점 줄고 있다. 총량이 정해진 비트코인 특성상 총 채굴량이 늘어날수록 채굴 난이도가 올라가 채굴량이있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일 채굴량은 0.03개였지만 지난해 12월에는 0.016개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원금 회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씨는 "빨리 현금화하지 않은 것이 후회될 뿐"이라며 "채굴권 계약 기간이 한참 남아서 지금 빠질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 주변의 '채굴러'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김 씨가 채굴 관련 정보를 얻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핵폭탄이 터진 듯 빈사상태다. 한 채굴자는 "이미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12월에 들어가서 본전은 커녕 매일 손해만 보고 있다"며 "미래에 가격 상승이 불투명하다면 이대로 수십년을 채굴해야 겨우 본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채굴자는 "중국에서는 채굴 자체를 금지했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갈지 모르겠다"며 자포자기의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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