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파트 중 절반을 차지해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30평형대에서도 '3.3㎡당 1억원' 실거래가 이뤄졌다. 강남 한강변 신축아파트의 '평당 1억원' 추세가 소형 면적을 넘어 일반화하는 양상이다.
부동산중개업소와 복수 조합원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사진) 104동 16층 전용면적 84㎡(34평형) 매물이 34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변 16층 건물 꼭대기층 매물로 지난 9일 매매계약을 체결해 오는 30일 잔금을 치를 예정이다. 매도자는 70대 중반으로, 근저당 대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번에 34억원에 거래된 물건은 2016년 입주 직전 20억원 초반에 입주권을 매수한 것으로, 당시에도 주변 최고가 수준이었다"며 "3년 만에 10억원 이상 훌쩍 오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반포1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 8월 전용 59㎡(24평형) 12층 매물이 23억9800만원에 거래돼 3.3㎡당 1억원 거래에 근접한 바 있다. 하지만 30평형대에서는 전용 84㎡ 10층과 9층 매물이 7월과 9월 각각 32억원에 실거래되면서 3.3㎡당 1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번에 국민평형에서도 3.3㎡당 1억원 거래가 나오면서 반포동 한강변 신축아파트의 바닥이 이 수준에서 다져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부는 그간 평당 1억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강남 최고가 아파트를 억눌러왔는데, 이 심리적 저항선이 뚫렸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평당 1억원 아파트를 막기 위해서라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에서 34억원 실거래가 나왔다면 이는 한강변 고급아파트의 바닥권이 평당 1억원으로 다져졌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반포 한강변과 한남동 같은 고급아파트는 경기 영향을 받지 않고 초고가를 유지하는 특수시장"이라고 했다. 아크로리버파크 부동산중개소에서는 '매물이 없지 평당 1억원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반포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매수 대기자는 항상 있기 때문에 언제 매물이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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