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위한 '특별 공급'… 부잣집 자녀들만 혜택

사회적 약자 위한 '특별 공급'… 부잣집 자녀들만 혜택

조선비즈 원문

       

"월급 실수령액이 410만원인 신혼부부가 최소 현금 7억원이 있어야 하는 신반포 센트럴자이 특별 공급에 과연 부모 도움 없이 청약할 수 있을까요?"

한 부동산 전문가가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특별 공급 분양에서 44가구 모집에 449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0대1을 기록한 것을 보고 한 말이다.

'특별 공급'은 아파트 분양에서 일정 물량을 따로 떼내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자,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만 참가할 수 있게 하는 청약 제도다. 그러나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대출을 강하게 조여 놓은 상황에서 이번 같은 강남권 고가(高價) 아파트 특별 공급에는 '배려가 필요한 계층'이라도 웬만큼 돈이 많지 않고는 참여할 수 없다.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경우 가장 작은 전용면적 59㎡이라도 분양가가 11억원에 육박한다. 더욱이 정부 대출 규제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중도금 대출 보증을 해주지 않는다. 결국 건설사 보증으로 일부 대출을 받더라도 최소 현금 7억원 정도는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 공급의 경우 월평균 소득(약 488만4000원·실수령액은 410만원) 이하이면서 결혼 5년차 이내인 부부만 청약할 수 있다. 이런 부부가 7억원을 모으려면 14년치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아야 한다. 말이 안 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결국 부잣집 자녀들이 혜택을 볼 것이고,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청약은 현금 부자들만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며 "지역과 가격에 따라 특별 공급을 차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분양에서는 당초 HUG가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생길 것으로 우려됐던 문제점도 현실로 드러났다. 일반 청약 전체 평균 경쟁률이 '168대1'을 기록한 것이다. 전용면적 59㎡ B는 510대1까지 나왔다. 청약자가 몰린 이유는 당첨자가 최소형 기준 4억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는 집값 상승이 투기 수요 때문이라며 다주택자 대출 등을 틀어막았지만 결국 이번에 강남 새 아파트 거주를 희망하는 실수요자가 그만큼 많다는 게 입증됐다"며 "분양가 상한제 도입 이후 일어날 일을 미리 본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토부 관계자는 "적어도 높은 분양가가 인근 시세를 끌어올리던 작년 하반기 같은 상황을 견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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