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어렵다면 ‘내집마련신청’

청약 어렵다면 ‘내집마련신청’

경향신문 원문                

       

청약 후 미계약 물량 대상…통장 없어도 되고 계약 포기 불이익 없어

“인근 신규 아파트 청약은 거의 모두 신청해봤지만 도통 당첨이 안되네요. 아직 아이도 없고 청약가점이 낮아서 그렇겠죠.”

한 전세 세입자는 내집 마련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자니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가격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일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선 이후 건설사들이 미뤄놨던 분양 물량을 쏟아놓고 있다지만, 서울 등 수도권 인기 지역의 청약 경쟁률은 두 자릿수를 넘기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내집마련신청’을 활용해 보라고 권한다. 내집마련신청은 청약과 예비당첨자 추첨까지 모두 끝나고도 남은 미계약 물량을 사전 신청한 사람에게 당첨 기회를 주는 것이다. 미계약 물량은 건설사 임의로 처리할 수 있어,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이라는 것 외에 자격 요건이 없으며 청약가점이 당첨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원하는 주택형을 복수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당첨돼도 원하는 동·호수가 아니면 계약을 포기할 수 있다. 이때도 다른 아파트에 청약할 때 제한을 받는 등의 불이익은 없다. 신청은 견본주택 현장에서만 할 수 있다.

다만 내집마련신청을 할 때 일정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100만원가량을 받고는 한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견본주택에서는 내집마련신청 청약금이 1000만원이었다. 이 돈은 미계약 시 전액 환불된다.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내집마련신청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내집마련신청이 주목을 받는 것은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 1순위 요건이 강화되면서 부적격 당첨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주택이어야 한다는 1순위 조건은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들에게도 해당하는데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근 부적격 당첨자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미계약 물량도 증가해 뜻밖의 행운을 얻을 확률도 다소 높아졌다. 그러나 미계약 물량이다 보니 저층 등 비선호 층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내집마련신청 당첨 방식은 그때그때 다르다. 신청자들에게 특정일을 알려주고 선착순으로 분양하기도 하며, 무작위 추첨을 하기도 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인기 분양단지는 청약 경쟁률이 매우 높아 당첨 기회를 늘리기 위해 청약과 내집마련신청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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