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공장이 돈 된다고?..창고 재테크 뜬다
개인 큰 손들, 성수동·문래동 창고·공장 잇달아 매입준공업지역에 상업·업무시설 지으면 용적률 400%
매일경제
#. 자산가 A씨는 지난달 중순 서울 성수동1가 지하철2호선 뚝섬역 인근에 위치한 공장(면적 960㎡)을 3.3㎡당 3740만원에 매입했다. 인근 ‘대림창고’처럼 실내만 리모델링한 뒤 전시회장으로 쓰거나 1층엔 트렌디한 점포를 넣고 2층 이상은 사무실로 활용할지 고민 중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빈공장과 창고를 사서 갤러리나 디자이너의 작업실로 쓰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대로변은 3.3㎡당 4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후순위에 밀려났던 서울 시내 준공업지역 허름한 공장과 창고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준공업지역이란 환경오염이 적은 공장을 수용하는 곳이다. 전용공업지역이나 일반공업지역과 달리 주거·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 서울 시내 준공업지역은 총 2774만㎡에 달한다. 영등포, 구로, 금천, 성동구 등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준공업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성동구 성수동과 영등포구 문래동이다. 산업구조 변화로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방치되는 등 개발이 더뎠던 탓에 현재는 별볼일 없지만 폐공장·창고가 젊은 예술가와 창업가, 사회활동가들의 손에 의해 개성있는 카페, 공방, 스튜디오, 전시회장 등으로 변신하고 지식산업센터 등이 들어서면서 표정이 달라지고 있는 동네들이다. 지난 4월 배우 권상우씨가 성수동1가 인근에 대지면적 946㎡ 의 공장을 80억원에 매입해 화제가 됐다. 철공소 밀집지역인 문래동은 공장에 현재 300여개의 작업실·공방이 생기면서 예술촌이 형성됐다. 관광객이 늘자 커피숍이나 식당을 차리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장·창고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낙후된만큼 향후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공장지대는 현재 저평가돼 있지만 개발하기에 따라 기존 상권과 차별화가 가능하다”며 “준공업지역에 상업·업무시설을 신축할 경우 용적률이 400%까지 적용되는 것도 개인 투자자입장에서는 수익성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구청이 올해부터 추진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예컨대 영등포는 예술촌이 형성된 문래동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사업을 키우고, 성동구 성수동 1·2가는 수제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해외에는 버려진 공장지대가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한 사례가 많다. 미국 뉴욕의 첼시마켓, 이탈리아 밀라노의 조나 토르토나, 중국 베이징의 798예술구 등이 대표적이다.
소규모 공장터에 임대주택을 짓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르면 준공업지역에 오피스텔과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다. 용적률은 250~300%까지 적용된다. 실제 영등포구 양평동 등 지하철과 가까운 공장터에서는 임대주택을 지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진석 리얼티코리아 본부장은 “준공업지역 인근에 최근 벤처·창업기업이 늘고 있고 폐공장은 지하철역과도 가까워 직장인 임대수요층이 탄탄할 것”이라며 “5년 뒤 임차인에게 분양전환을 하거나 리츠나 펀드로 묶어서 통매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는 길게 봐야한다. 공장·창고를 손을 대지 않고 세를 줄 경우 임대 수익률은 3% 중반대에 그치고 1층에 상가, 2층 이상은 사무실로 신축하거 리모델링을 하면 6%대를 기대할 수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당장의 임대수익률보다 신축할 것을 전제로 투자하는 만큼 자금력이 있어야 한다”며 “리모델링 또는 신축할 때 건물 모양이 잘 나올지 가설계로 확인하고 주변 임대료 시세를 따져보는 등 수익성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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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는 '부동산(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때'를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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